책 소개
미·중 패권 경쟁과 글로벌 거버넌스의 다극화, 그리고 점증하는 초국적 난제들로 인해 세계 정치의 복잡성이 더해간다. 이 변환의 시대, 한국과 같은 중견국(middle power)의 외교전략을 어떻게 올바로 수립할 것인가. 이것은 단순한 이론의 탐구가 아니라 실천적 담론의 영역이며, 기존 국제정치이론이 제시했던 속성, 행태, 정체성, 구조 등의 변수를 포괄하는 메타 프레임의 개발을 필수적으로 요구하는 문제이다.
이 책은 현 세대 중견국 외교론 수립을 위한 새로운 이론적 방법론으로서 네트워크 이론을 원용한다. 네트워크 이론은 세계질서의 다층적 구조 속에서 존재하는 구조적 공백을 공략하여 위치권력을 획득함으로써 중견국의 역할과 기회를 극대화할 수 있음을 제시한다. 또한 현실주의적 자원권력이나 닫힌 정체성이 아니라, 유연하고 확장된 의미에서의 국익 개념과 정체성을 추구하는 새로운 국가모델을 제시한다. 중견국 외교론의 수립에서 네트워크 이론이 주는 가장 큰 실천적 함의는, 무엇보다 중견국이 강대국 주도의 세계질서에 수동적으로 편입되는 것이 아니라 능동적·적극적인 위치 찾기가 가능함을 밝히고 평화와 공공적 가치를 담보하는 주체로서 중견국을 설정한 데 있다. (630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