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사회 변화의 키워드 중 하나로 모란봉악단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모란봉악단은 김정은의 직접 지시로 결성되어 2012년 7월 시범공연을 가진 이후 최근까지 북한의 기념일에는 반드시 공연을 하여왔다. 공연은 조선중앙방송을 통해 녹화실황으로 수차례 방송되었고, 모란봉악단이 부른 노래는 주요 북한 방송의 배경 음악으로 자주 등장하고 있다. 이설주가 북한의 퍼스트레이디로서 공식적으로 발표된 것도 모란봉악단 공연 참석에 대한 조선중앙통신의 보도를 통해서였다.
모란봉악단 공연이 주목을 받는 것은 김정은 정권의 시작과 이어져 왔을 뿐 아니라 기존의 북한식 공연과는 구분되는 내용과 형식으로 구성되었기 때문이다. 화려한 조명, 현대식 전자악기, 단원들의 패션과 헤어스타일은 기존의 북한 공연과는 확연한 차이를 보였다.
김정일 사후 북한체제의 향방 및 김정은 통치시대의 불확실성이 예측되는 가운데, 김정은의 직접지시로 구성된 악단이 기존의 북한 공연예술과는 전혀 다른 형식과 내용으로 구성되었다는 점은 김정은의 의중과 정책방향을 추론해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노동신문'에 따르면 “우리 당의 음악정치를 맨 앞장에서 받들어가는 모란봉악단이야말로 사회주의강성국가건설의 최후승리를 위한 대진군을 힘 있게 선도해나가는 제일나팔수이다.”라고 언급할 만큼 그 위상을 강조하고 있다.
모란봉악단에 대한 이 같은 북한 언론매체의 대대적 선전은 결국 김정은의 음악정치를 보여주는 사례라 할 수 있다. 북한에서 음악은 인민대중을 사상학습하기 위한 정치적 도구로 사용된다. 김정일은 “음악이 때로는 수천, 수만의 총포를 대신했고, 수백, 수천만 톤의 식량을 대신했다”면서 음악정치를 강조하였다. 김정일의 음악정치를 계승하되 새로운 변화를 추구하는 김정은식 음악정치가 모란봉악단을 통해 구현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