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로 분단되었던 독일이 통일되어 유럽의 통합을 이끌고, 북아프리카와 중동에 민주화의 바람이 부는 동안에도 한반도와 동아시아는 여전히 과거에 머물러 있다. 북한은 3대 세습으로 독재 체제를 공고히 하고 있고, 일본은 과거사를 반성하기는커녕 오히려 재무장에 나서고 있으며, 새롭게 떠오르는 강대국인 중국은 미국의 패권에 도전해 동아시아에 긴장을 조성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반도와 동아시아가 평화와 번영의 길로 나아가는 것은 요원해 보인다.
저자는 한반도와 동아시아에서 불가능한 평화를 어떻게 가능하게 할 것인지, 한반도와 동아시아의 예외주의 시간을 세계정신이 지배하는 세계 시간의 주류에 어떻게 합류시킬 수 있는지, 선택과 기회 포착으로 비관주의적 숙명론을 낙관주의적 희망론으로 어떻게 바꿀 수 있는지를 오랫동안 천착해왔다. 이 책에서 저자는 한반도에서도 평화ㆍ안보ㆍ통일 문제의 해결이 불가능한 것도 아니고, 예외적인 것도 아니며, 불가능한 상황과 조건에서도 가능성을 찾을 수 있다는 낙관론을 제기한다. 최근 통일준비아바 토토사이트의 출범으로 한반도의 평화를 둘러싼 논의가 전환점을 맞이했다. 이 새로운 변화를 준비하고 대응 방안을 제시하는 데 이 책은 유효한 지침서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