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외교정책론 연구가 궁극적으로 모든 수준의 정치학을 연관시키는 가교적 분야라는 국제정치학자 로즈노우의 말에 동의하면서 정치심리학적 접근을 통해서 냉전기 한국의 대미정책을 분석하고 있다. 역사적인 사례로는 1950년대 중반 이후의 이른바 미니 데탕트 환경에서의 이승만의 역할구상의 문제와 1960년대 후반에서 1970년대 초반에 이르는 데탕트 시기에서의 박정희의 위협인식의 문제가 다루어진다. 탈냉전기의 안보 논의에 있어서 이 연구가 중시하는 역할구상이나 위협인식과 같은 성향적 요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더욱 증대되고 있다. 즉 물질적 구조의 변화와 더불어 관념적 구조의 변화양상이 중요하게 다루어지고 있으며, 구조적 전환과 더불어 주체의 선택 문제가 의미 있는 변수로 검토되어지는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볼 때 냉전기의 체제적 변화의 시기에 등장한 한미갈등의 양상과 그 안에서 한국의 대미정책이 갖는 역할을 고찰한 본 연구가 갖는 의미를 생각할 수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