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쟁의 포성은 60년의 세월 속에서 희미해져 가고 있다. 그동안 한반도는 갈등과 협력의 변주곡 속에서 많은 변화를 경험해 왔다. 2000년 이후 두 차례의 남북정상회담이 열렸고,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이 시작되었다. 그러나 우리의 햇볕이 북한의 두터운 외투를 벗겨줄 것이라는 전망은 장밋빛 기대에 그치고 말았다. 오히려 정권 생존을 위한 북한의 몸부림은 미국을 비롯한 세계와의 핵게임으로 표출되고 있다.
북한 경제의 내핍과 더불어 분단 상태의 지속은 ‘분단 한반도의 정치경제’를 구조화시키고 있다. 그러나 한반도의 정치경제 현실은 그렇게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한반도 분단과 통일의 문제에는 남북한을 비롯하여 주변국의 이해가 중첩된 복잡한 퍼즐로 얽혀 있다. 특히 역외에 위치한 세계 최강대국인 미국은 한반도 퍼즐을 풀어감에 있어 또 하나의 ‘상수’로서 자리매김하고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