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 지배력(naval mastery)은 한 국가가 해양력을 크게 발전시켜 다른 어떤 경쟁국보다 우월해지는 상황, 그 나라의 우세가 본국 해역을 벗어나 아주 멀리까지 미치거나 미칠 수 있는 상황, 그 결과 그 국가의 묵시적인 동의가 없는 한 힘이 약한 다른 국가가 해양에서 작전이나 교역을 하는 것이 아주 어려워지는 상황을 의미하고 있다.
영국은 1815년 전후의 시기에 한동안 해군 지배력을 보유했다. 오늘날에는 해군 지배력이 다른 나라에게 넘어갔지만, 상당한 수준의 해양력을 여전히 보유하고 있다. 이 책에서 400년간의 시기를 연구대상으로 삼은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이 책이 주장하고 있는 것은 크게 보아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 영국 해군의 성장과 쇠퇴가 영국 경제의 성장과 쇠퇴에 너무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기 때문에, 영국 경제를 면밀하게 조사하지 않고서는 해군을 이해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둘째, 해양력은 한편으로 대양항해용 범선을 건조한 16세기 초기와 다른 한편으로 유럽 대륙의 광활한 땅에서의 산업화가 이루어진 19세기 말기 사이에 세계적인 사건들에 대해 가장 큰 영향력을 발휘하였다.
셋째, 이른바 콜럼비아 시대로 불리는 기간조차도 해양력의 영향력은 영국 정부가 평시와 전시에 모두 고려할 필요가 있는 아주 자연스러운 한계들을 포함하고 있다.
영국이 세계의 지도적인 강대국으로 성장한 것은 단지 해양을 이용한 방법(maritime methods)에 의해서만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해양력(sea power)과 지상력(land power)의 현명한 조화에 의해 이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