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의 세계를 보면 외교관들이 협상 테이블에 앉거나 군인들이 전쟁을 벌이던 시절의 국제정치에 대한 인식만으로 풀리지 않는 문제들이 부쩍 늘어났음을 알 수 있다. 무엇보다도 세계정치가 벌어지는 영역의 성격이 복잡해졌다. 9.11 테러 이후 초국적 테러 네트워크의 활동이 새롭게 조명되고 있으며, 최근에는 사이버공간에서 발생하는 테러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1990년대 말의 동아시아 경제 위기나 2000년대 말의 미국발 금융 위기를 통해 우리는 이미 금융 문제가 국가의 경계 안에 갇혀 있지 않음도 보았다. 마이크로소프트나 구글, 애플과 같은 IT 기업의 영향력은 웬만한 개발도상국 정부를 능가한다. 이 책에서는 네트워크의 부상으로 파악되는 21세기 세계정치의 변환을 이론적으로 탐구했다. 또한 보편 이론으로서의 네트워크 세계정치이론을 넘어 동아시아 이론으로서 네트워크 세계정치이론의 가능성을 모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