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정부와 미국

노무현 정부는 미국에 대해 할 말은 하면서 보다 균형적인 관계를 유지하겠다고 공언했다. 하지만 노무현 정부가 스스로 제시한 이러한 지향점에 얼마나 충실했는지에 대해서는 의구심을 가지지 않을 수 없다. 북핵문제를 해결하고 한반도 평화체제를 구현하는 큰 흐름을 잡아나가는데 미국과 북한, 중국이 자주 거론되고 우리의 역할은 적었다. 전시작전권 환수하는 것은 바람직한 것이지만 이를 독립운동하듯 하면서 불필요한 마찰은 빚었고, 오염치료도 제대로 안된 미군기지를 이전받아 미국에 약한 모습을 보였다. 노근리 학살 문제도 석연치 않은 것이 많은 데 미국의 철저한 조사와 반성을 이끌어 내지 못했다. 미국은 북한과 대화를 하면서도 탈북자 문제와 인권 문제로 북한의 기반을 무너뜨리는 작업을 계속하고 있는데도, 이 부분을 두고 우리는 미국의 협조와 공조의 대상이 되지 못했다.
미국이 언제까지 우리에게 중요한 존재일지는 아직 아무도 모른다. 미국의 입김이 사그라지면 중국이 그 자리를 차지하게 될 것인가? 우리의 역사는 중국이 강할 때는 중국에 조공을 바치고, 일본이 강할 때는 일본의 직접 통치를 받았고, 미국이 강해지고 나서는 미국의 간섭과 영향을 받았다. 이러한 역사의 악순환 고리를 끊기 위해서는 물론 물적 ?芽釉?강하게 하는 것이 우선이다. 하지만 그것만으론 부족하다. 국제체제의 흐름을 꿰뚫고 주변국의 전략을 완벽하게 이해한 상태에서 우리 나름의 활로와 생존전략을 찾지 않으면 안된다.
이 책은 노무현정부의 대미정책을 비판적인 시각으로 분석하고 우리의 활로를 찾아보려는 노력에서 나왔다. 한미관계의 현실이 어떤 것이고, 한국이 꼭 해야 하는 데 못했던 것이 무엇이며, 또 미국이라는 강대국을 상대로 한 것인 만큼 그 한계는 어떤 것인지를 분석했다. 저자가 KBS 정치외교팀에서 외교안보데스크로 일하는 동안 우리의 외교와 안보정책을 관찰한 것을 바탕으로 한국과 미국의 다양한 자료를 보충해 책을 완성했다.

목차
1장 한국.북한.미국의 삼각관계
2장 6자회담과 북.중.미 관계
3장 희대의 오보 사건
4장 미국의 남북관계 전략과 한미관계
5장 통일부와 외교부의 갈등
6장 전시작전권 환수와 한미의 전략
7장 협상에 약하고 설명은 없는 한국정부
8장 미국의 탈북자 정책과 한미공조
9장 미사일 대북결의안과 청와대의 강공
10장 끝나지 않은 한국전쟁
11장 중국에게도 약한 대한민국
12장 미국이 마음먹으면 북한도 속수무책
13장 미국을 어찌할 것인가